되돌아 보며: 안드로이드 원, 인도에서 11만원 이하 3종 폰으로 출시
선진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시간 만에 거의 모두가 어디서나 연결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50억 인구는 어떨까요? 저 먼 대륙이나 인도의 아대륙, 혹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은 어떨까요?
여기에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이 등장합니다. 안드로이드 원은 고사양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다수의 사람에게 일관성 있게 제공하는 동시에, 개발 도상국에 비싸지 않은 모바일 환경을 보급하려는 구글의 최신 프로젝트입니다. 안드로이드 원 프로그램은 약 일주일 전인 15일경 인도에서 세 종류의 폰으로 처음 출시됐습니다. 세 종류는 카본 스파클(Karbonn Sparkle, 영문), 마이크로맥스 캔버스(Micromax Canvas, 영문), 스파이스 드림 우노(Spice Dream Uno, 영문) 입니다.
세 가지 폰이 판매를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종류의 폰이 판매를 준비 중인 지금, 안드로이드 원이 정확히 어떻게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게 될까요?
안드로이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품질 조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HTC와 같은 제조사가 HTC 디자이어 같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일부 출시하기는 했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기기가 구글의 높은 품질 표준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하드웨어나 과다하게 적용된 불필요한 안드로이드 스킨 때문에 말이지요. 이런 형편 없는 기기들의 쇄도는 안드로이드가 능력이나 완성도 면에서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습니다. 둘 모두 애플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분야지요.
이런 일은 모두,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대해 지배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적었지요. 이 상황은 아이폰의 모든 면을 제어할 수 있는 애플이나 윈도우 폰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기기에 대해 엄격한 표준을 지정할 수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는 직접적으로 대비됩니다.
과거의 이런 역사가 반복되는 걸 원치 않았던 구글은, 모든 안드로이드 원 기기가 반드시 순수 안드로이드 버전을 실행하고, 구글로부터 바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확실한 최소 사양도 정하도록 했고 말이지요. 이런 움직임은 출시된 세 종류의 기기 모두가 상당히 충실한 사양을 가지고 나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래처럼 말이지요.
* 1.3Ghz 클럭 속도의 쿼드 코어 미디어텍(MediaTek) 프로세서
* 1GB 램 메모리
* 4GB 저장소
* 듀얼 심(SIM) 슬롯
* 착탈 가능한 1700mAh 배터리. "하루 종일 사용 가능" 하다고 언급
* 마이크로 SD(MicroSD) 카드 슬롯
* 전면 및 후면 카메라 (각각 2백만 화소와 5백만 화소)
* FM 라디오 기능 내장
여기에 더해서, 최소 2년간 신속한 업데이트가 보장되는 순수 안드로이드 4.4.4(Android 4.4.4) 킷캣을 실행한다는 사실은 이들을 완전히 새로운 범주에 놓이게 합니다. 이 말은 곧 남은 올 해 후반기에 안드로이드 L(Android L)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니 말이죠. 다른 회사의 웬만한 주력 스마트폰도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가 아쉬울 때가 많았던 점을 상기해 보면 신선한 일입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저가형 기기는 제약이 많은 오래된 안드로이드 버전을 싣고 나왔고, 사용 수명이 다할 때까지 결코 버전 업데이트를 볼 수 없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업데이트를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면, 구글은 파편화를 근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기기가 빠른 속도로 동작하는 안전한 운영 체제를 사용하도록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무엇 보다 좋은 점은? 이 기기들이 6,299 루피와 6,499 루피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각각 한화로 약 10만 7,900원, 11만 1,300원). 이 폰은 거리의 매장과 인도의 유명 판매상인 플립카트(Flipkart, 영문), 스냅딜(Snapdeal, 영문), 아마존(Amazon, 영문) 모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원은 인터넷이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열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계의 하나로 결합된 지식을 더 많은 손 위와 눈으로 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인터넷 상의 온라인에 연결되고,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 함께 협력하게 되면, 마침내 지구 상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던 다른 50억 인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원 프로그램을 통해 거대한 수익을 벌어 들이기는 하겠지만, 이 일 만큼은 큰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원이 인도에서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구글은 자사의 블로그에서 에이서, 알카텔 원터치, 아수스, HTC, 인텍스, 라바, 레노버, 파나소닉, 졸로, 퀄컴과 협약을 맺어 좀 더 다양한 크기, 색깔, 하드웨어 구성을 가진 안드로이드 원 폰을 개발 도상국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문).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가 구글의 다음 목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원 기기는 올 말 쯤에 이들 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다가오는 2015년에는 훨씬 더 많은 국가에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OS(Firefox OS)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유사하게, 리눅스를 기반으로 동작하며, 앱 스토어와 개발자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 중 하나가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25 (우리 돈으로 약 2만 6,000원) 가격 밖에 안 되는 기기에서도 실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싼 안드로이드 원 기기 보다 한층 더 크게 격차를 벌리며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MS는 윈도우 폰 8.1을 일부 저가형 기기에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사용료를 낮춰서, $100 (약 10만 4,000원) 안팎의 범위에 팔리는 윈도우 폰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격 면에서 안드로이드 원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되는 셈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기회가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윈도우 폰 8은 실제로 위로 날아 오른 적이 없고, 여전히 빈약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유지하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파이어폭스 OS도 아직 매우 새롭고, 이제 발을 내딛고 형성해 나가고 있는 시기입니다. 소비자와 개발자 모임 모두에 상당한 열정이 있긴 하지만, 안드로이드와 경쟁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요. 파이어폭스 OS가 매우 거대하고 광활한 개발자 생태계를 가진 안드로이드와 끝 모를 깊이의 금고를 가진 구글이 있는 세상에서 계속해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원이 갤럭시 Y(Galaxy Y)나 옵티머스 L7(Optimus L7)처럼 저가형 안드로이드 기기도 만드는 다른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제조사에 어떤 여향을 미칠지 두고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비슷한 가격 대에 의심의 여지 없이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런 여러 제품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겠지요.
안드로이드 원 폰은 아름답습니다. 가격도 싸죠. 그리고 순수한 안드로이드를 실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양도 꽤 괜찮습니다. 정말 흥미롭게 느껴질 만한 요소가 많지요.
여러분은 이런 구글의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여러분이 인도 소비자라면 이 폰을 구입할 마음이 생기게 될까요? 혹은, 파이어폭스 OS 폰이나 새 윈도우 폰이 나오면 자급제 폰으로 구입해 볼 생각이 있으신가요? 오에스 톡(OSTalk)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아래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