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L 살펴보기 - 머티리얼 디자인은 정확히 무엇?
기술 뉴스를 관심 있게 보셨다면, 아마 안드로이드 새 버전 관련 소식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L(Android L)이라고만 언급되고 있는데,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도 함께 소개됐지요. 그런데, 정확히 머티리얼 디자인이란 무엇이며, 왜 관심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얻지 못하셨을 겁니다.
오늘은 이 머티리얼 디자인 (혹은 메테리얼, 메타리얼 디자인) 이 바꾸는 것이 무엇이며, 언제쯤 그 모습을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도 상당히 멋진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한 눈에 보기에도 예전 안드로이드가 주는 느낌과 모습으로부터 크게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색종이나 종이 접기에 영감을 받은 듯한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MS) 메트로(모던) UI의 파스텔과 종이 버전처럼 보입니다.
이전 안드로이드로부터의 이런 급격한 변화를 여러분이 원하게 될지도 모를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오늘날 안드로이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 봅시다.
우선 첫째로, 어느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지 정해야겠지요. 최대 4개 버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안드로이드 버전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각각의 안드로이드 버전은 서로 6가지가 넘는 변형 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신사가 안드로이드 기반 위에 독점적인 화면 디자인 층을 올려서 자사를 홍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제조사를 압박해 표준화 하려고 노력했지만, 상당히 힘든 싸움이지요.
안드로이드 기기는 서로 화면 구성이나 사용 방식의 일관성이 없습니다. 작은 것 하나 조차도 (홈 화면에서 왼쪽으로 밀어 스와이프 했을 때 어떤 동작을 하는가와 같은 것) 정확히 어떤 성격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외부에 개방된 성질을 가진 하나의 기반 시스템으로서, 안드로이드는 폰을 위한 3대 주요 운영 체제 중 가장 분열되고 파편화 되어 있습니다. 회사가 한층 더 많은 독점적 힘을 가지는 iOS나 윈도우 폰 같은 운영 체제는 모든 기기 전반에 걸쳐 훨씬 더 일관된 화면 구성과 디자인을 강제할 수 있지요.
그리고 동일한 운영체제의 같은 화면 구성 내에서도, 안드로이드는 혼란스럽습니다. 예를 들면, 홈 화면의 앱 아이콘 정렬만 해도 몇 가지 터치 제스처(누르고 있으면 선택, 드래그로 이동)를 사용하지만, 이 동작은 운영 체제의 다른 어떤 부분에서도 결코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뒤로 버튼의 동작도 앱 사이에서 걷잡을 수 없이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전 화면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또 다른 경우에는 앱을 종료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둘 모두 하지 않음).
안드로이드 앱은 대부분 구글의 UI(사용 방식) 가이드라인(지침)을 무시하기 때문에, 여러 앱의 조정 방식이 크게 제각각 입니다. 안드로이드 안에서 사용자가 한 작업에서 또 다른 작업으로 이동하면, 새로운 규칙을 가진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게 되며, 이 새로운 방식과 어떻게 상호작용 해야 하는지를 기억하거나 익혀야 합니다. 수 없이 많은 이런 사소해 보이는 불편함이 하나로 모여, 결국 산만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사용자 경험이 됩니다. 이 문제는 안드로이드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존 윌리 씨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I think a big challenge with Google Search in terms of experience is that it has often felt like a series of jump cuts in what is actually continuous. Material design gives us a framework we can use to do something closer to a scene change in a play, continuously moving from one state to the next. This can make it feel much faster and can also provide cues as to what happened when you touched something in the UI. It’s another step towards removing any speed bumps along the way to getting a good answer.
…경험 면에서 구글 검색의 큰 도전은 실제로는 연속적인데 자주 일련의 장면 급전환처럼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우리에게 한 상태에서 다음으로 끊임 없이 장면이 변할 때 좀 더 가까이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틀을 제공합니다. 이 틀은 속도가 훨씬 더 빠른 걸로 느끼게 만들 수 있고, 화면(UI)의 무언가를 여러분이 만졌을 때 무엇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답을 얻기 위한 과정에 있는 어떤 과속 방지 턱이라도 제거하는 것을 향한 또 다른 한 걸음입니다.
앱 제작자를 위한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 가이드라인, 지침(영문)을 살펴보면, 머티리얼 디자인이 사용자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집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사용자가 운영 체제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모든 세부 사항을 서술한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래그한 항목은 어떻게 속도를 높여 움직여야 하는지, 한 항목은 어떻게 추가되거나 삭제되어야 하는지, 화면 안의 항목 위에서는 어떤 종류의 상호 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지와 같은 것들 말이지요.
머티리얼 디자인은 안드로이드 화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종류를 과감하게 조절하려는 구글의 노력인 동시에, 사용자와 높은 수준의 신뢰를 형성하려는 노력입니다. 그 바탕에는 안드로이드를 다루는 사용자가, 운영 체제는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화면 위 요소를 특정 방식으로 터치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새로운 화면 구성을 마주하게 될 때는, 곤란하거나 당황스러워 하지 않고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의 개념은 종이에서 왔습니다. 실제 종이가 가진 특징을 가상 공간으로 옮겨와 똑똑한 종이를 만드는 것이지요. 이 가상의 물질은 움직이거나 모양을 바꿀 수 있고, 앞뒤로 깊이를 가지고 있으며, 내용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머티리얼 디자인 화면은 이런 똑똑한 종이로 만들어진 카드가 겹겹이 층을 이루면서 쌓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그 앱이 주머니 안에 있는 마법의 메모지인 것처럼 말이지요.
한 번 탭하고 눌러서 카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때 정보를 좀 더 눈에 띄게 보여줄 수 있도록 앞으로 나오면서 크기가 커질 겁니다. 오른쪽으로 밀고 스와이프 해서 지울 수 있습니다. 카드를 끌고 드래그 하면 재정렬 할 수도 있습니다. 기기의 두께 안에서 물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면, 카드는 어떤 것도 하지 않습니다 (이리 저리 확대해 보거나, 뒤집는 동작 등). 카드의 동작은 유연하지만, 예측 가능합니다.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 지침은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극도로 상세한(영문) 설명을 담고 있습니다. 가상의 물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포함해서 말이지요. 화면의 항목이나 물체가 어떻게 속도를 높이고 줄여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크기를 변경해야 하는지, 그리고 물러나야 할 때가 되면 화면에서 어떻게 나가게 해야 할 지와 같은 것이 모두 포함됩니다. 똑똑한 종이는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등장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용자는 여전히 모든 앱에서 일관된 경험이 필요합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색상 배합에 이르기까지, 앱과 운영 체제 전체에 걸쳐 일관된 그래픽 디자인을 요구합니다. 원하는 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이 있는 색상 팔레트와 함께, 자신만의 색을 고르고 만들 수 있도록 안내도 제공합니다 (구글은 거리에 있는 도로 표지판과 건축물에서 영감을 가져오길 추천합니다 - 영문). 글꼴은 표준화되었습니다 (구글 Roboto(영문) 글꼴을 기반으로 다른 글꼴로 응용). 여러 밝기 수준과 크기를 가진 글자의 대비 수준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고대비 양식에서 사용자의 눈을 피로하게 하지 않고, 글을 더 읽기 쉽게 만들기 위한 이론이지요.
안드로이드 L은 올해 후반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구글은 이미 머티리얼 디자인의 모습에 좀 더 가까워 지도록 몇몇 안드로이드 앱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은 향후 몇 년 동안 이 머티리얼 디자인을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모든 구글 제품에 걸쳐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웹 앱, iOS 앱, 웨어러블 기기, 구글 글래스처럼 운영 체제 환경이나 형태에 관계 없이 광범위하게 적용됩니다. 이렇게 모든 환경에 대해 양보 없이 디자인과 느낌을 통일하는 건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서는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겁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모바일 운영 체제 분야에서의 힘의 균형도 크게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윈도우 폰은 메트로 UI의 힘으로 꾸준히 시장을 먹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윈도우 폰을 고르게 만드는 매력 요소지요. iOS나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환경 보다 훨씬 독특합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화면 구성과 사용 방식 면에서 안드로이드가 윈도우 폰을 뛰어 넘게 해줄지도 모르며, 윈도우 폰이 심각하게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어느 쪽으로든, 구글은 공개적으로 머티리얼 디자인에 대대적으로 전념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안드로이드 L을 직접 집어 들고 사용하는 그 순간이 기다려집니다.
안드로이드 L(Android L)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위한 개선일까요, 아니면 디자인 측면에서의 후퇴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오에스 톡(OSTalk)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아래 댓글에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