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란 무엇? 그리고 그 필요성은?
업체들은 2013년이 스마트 TV(Smart TV)의 해가 될 것이며, TV와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제 TV는 지적이며 똑똑해졌고, 몸짓이나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앱을 다운로드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커피 한 잔까지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
물론, 커피를 한 잔 타줄 수 있는 말은 농담이었습니다. ^^ 그런데 스마트 TV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그리고 구입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스마트 TV란 무엇일까?
사실 스마트 TV(Smart TV)의 개념은 꽤 오랫동안 존재해 왔습니다. 스마트 TV와 관련된 첫 특허가 출원된 게 무려 1994년의 일이었으니 말이지요. 그런데 정작 실제 상업적인 제품에 기능이 들어간 것을 본지는 불과 5년이 채 안되었습니다. 개념은 특허로 정립이 되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실질적인 제품이 만들어 지지는 못했던 셈이지요. 특허 출원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원본 문서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특허 문서의 왼쪽 위에 있는 ‘PARIS(파리)’라는 단어를 보고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특허권자가 프랑스인인 모양입니다. 특허권자의 이름을 따로 확인해 보니 ‘GATTO JEAN MARIE’군요. 특허 출원국과 담당 출원처가 프랑스 기관이니 당연히 이 사람도 프랑스인 일듯 합니다. 아주 잠시 동안 막연히 ‘스마트 TV의 특허권자는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확인하고 나니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국가라면 미리 떠올릴 수도 있었을 텐데, 프랑스는 뜻밖입니다.
특허는 다음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핵심 내용을 짤막하게 옮겨 보겠습니다.
«An "intelligent" television system linked with data processing systems by means of a digital or analog network»
디지털이나 아날로그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 처리 시스템과 연결된 “지능적인” 텔레비전 시스템
특허 내용이 스마트 TV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군요. 그런데 설명이 추상적인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정확히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스마트 TV란 텔레비전에 인터넷과 연결된 기술들을 통합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즉, 컴퓨터와 같은 기능의 융합을 의미하는 셈이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스마트 TV는 아래 기능들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을 가지고 있는 TV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필수적으로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 TV’가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지, 국제 표준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조사나 TV의 나이에 따라 기능과 특징이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면, 4년 정도된 스마트 TV는 올해 구입한 새 스마트 TV 보다 훨씬 더 적은 기능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둘 모두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말이지요.
- DLNA, USB를 통한 동영상 재생. 스마트 TV를 위해 상당히 기본이 되는 기능이며 이미 몇 년간 있어왔던 기능입니다. 물론, 지원하는 파일 형식이 제각각 다 다르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특히 예전 제품의 경우 USB를 통해서만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고 파일 시스템은 FAT32 형식만 읽을 수 있어 제한적이었으며 AVI 파일만 재생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DLNA 스트리밍을 사용하면 네트워크 상에 있는 서버 프로그램이 호환되는 파일 형식으로 변환해 줄 수는 있겠지만 이 마저도 완전하지는 않으며 실제 변환을 위해서는 어딘가에 서버 역할을 할 기기나 컴퓨터가 있어야 합니다.
- 앱, 그리고 게임. TV에서 즐기는 앵그리 버드? 이게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TV에서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앵그리 버드와 같은 게임 앱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의 BBC iPlayer,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 널리 사용되는 유튜브(YouTube) 등 다양한 주문형(On-demand) 스트리밍 앱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PVR/DVR 기능. 별도의 기기나 장치 없이도 원하는 방송이나 프로그램을 예약 녹화 할 수 있습니다. 티보(TiVo)나 로쿠(Roku)와 유사하게 다양한 소스로부터 원하는 미디어를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 몸짓(제스쳐), 음성 제어 기능. 함께 제공되는 키넥트(Kinect), 혹은 위(Wii) 리모트와 유사한 기기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식의 리모콘을 사용하지 않고도 소파에서 TV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손을 흔들거나, 혹은 TV에 외치듯이 말하기만 하면 되는 셈이지요. 직접 사용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키넥트와 비슷할 경우 처음 한 동안은 신기하고 놀랍게 느껴지겠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초기의 놀라움이 점점 사라져 없어져 버리고 나면 실제로 사용하기가 조금 불편하고 어느 정도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게 부족하다면 TV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카이프 메신저의 영상 채팅(비디오 컨퍼런싱)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 웹 브라우징(Web Browsing).
- 스마트폰과의 연동. 큰 TV 화면에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 영상, 컨텐츠 등의 내용을 실시간 전송(스트리밍) 하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TV 제조사는?
우선 익숙한 이름인 삼성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을 스마트 TV의 선두 주자로 여기고 있으며 삼성은 올해 초 CES 2013에서 새로운 제품을 하나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신제품의 경우 프로세서를 쿼드코어로 업그레이드 해서 성능을 3배 향상시켰다고 합니다만, 현존하는 삼성 모델들이 이미 제스쳐(몸짓, 동작) 제어 기능과 앱 실행 기능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상태기에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가 얼마나 클지 잘 모르겠습니다.
LG는 2013년도 자사의 스마트 TV에 NFC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NFC 기능을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TV를 신속하게 연결해 손쉽게 컨텐츠를 스트리밍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구글 TV OS(Google TV OS)와 앱을 탑재한 현재의 스마트 TV가 함께 제공하고 있는 “매직 리모컨(Magic Remote)”의 제스쳐 기능에 대해 다음 신기능으로서 TV에 추가된다고 합니다.
아래는 CES 2012에서 LG가 선보인 스마트 TV의 시연 장면을 담은 영상입니다.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샤프(Sharp)도 자사의 상위급 모델(하이엔드 모델)에 스마트 TV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삼성의 스마트 TV와 LG의 스마트 TV는 자신들만의 특징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과 LG 스마트 TV의 특징이 궁금하신 분은 양사와 타 회사 TV의 장.단점, 특징을 비교한 아래 기사글을 한 번 읽어 보세요.
보급형 스마트TV “영상은 LG...음성은 삼성“ – 한국 ZDNet
스마트TV 품질비교, 삼성 vs LG…결과는? – 아이티 투데이
“스마트TV 화면은 LG, 소리, 음질, 음성은 삼성 우수” – 한겨레
삼성·LG 스마트TV, 소니보다 품질 '월등' – 한국일보
앞으로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가?
딱히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TV에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통합하게 되면 너무 빨리 오래된 제품, 구형이 되어 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어떤 종류의 “스마트” 기능을 포함할 수는 있지만, 실제 컴퓨터와는 달리 TV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할 수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가 추가적인 기능이나 새로운 소프트에어에 대해 “펌웨어 업데이트,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따라서 구입할 당시에 지불한 만큼만 얻게 되며, 그걸로 끝입니다. 1년 단위로 새 TV 제품이 나오게 된다면 예전 모델에서는 신제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지원 되지 않는 문제도 생깁니다.
하지만, 스마트 TV가 앱 스토어(App Store)를 제공할 경우 앱 업데이트와 새로운 앱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 회사의 경우 장착만으로 OS와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별도의 업그레이드 키트, 액세서리형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상당한 액수의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겠지만 말이지요.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새로운 TV를 사기 위해 매장에 갔다면, 사실 스마트 TV를 구입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 기능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대부분의 TV 신제품은 특정한 형태의 스마트 TV 기능을 다양한 측면과 수준에서 내장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3D 텔레비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상당히 괜찮은 TV를 구입하고 있다면, 그 TV가 3D 기능도 탑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순전히 3D 기능이 좋은 품질의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말이지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뒀을 때, 이미 만족하며 잘 사용하고 있는 TV가 있다면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 TV의 기능들은 분명 업그레이드 할 가치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컴퓨터, 셋톱박스(애플 TV, 구글 TV, 다음 TV 등), 엑스박스 360(Xbox 360) 등과 같은 훌륭한 미디어 센터 기기나 혹은 아이패드(iPad)를 이미 가지고 있다면 이 제품들이 같은 작업을 훨씬 더 잘 해낼 것이며, 스마트 TV가 제공하는 것들 중 새로울 것은 단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컴퓨터(PC)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셋톱박스와 같은 기기가 TV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혹은 TV를 사용한지 10년이 넘어 오래 되었다면 의심 할 여지 없이 스마트 TV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점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 정도된 삼성(Samsung) 3DTV를 가지고 있다면 미디어를 스트리밍 하기 위한 스마트 TV 기능의 한 종류가 들어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기능을 사용하는 일은 드물 겁니다. 직접 자유롭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다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그 출력 결과물을 TV로 보내는 것이 항상 더 나은 선택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V의 특성상 한 대를 구입하고 나면 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트위터, 페이스북, 스카이프 등의 채팅/소셜 네트워킹 기능이 들어가 있더라도 실제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의 특성상 화면에 띄워 놓고 사용하게 되면 다른 가족의 TV 시청에 방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은 검색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청 중 궁금한 것이 나온다고 해서, 다른 가족의 TV 시청에 방해를 주면서까지 이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궁금한 것을 찾아 보는게 훨씬 더 실속 있고 간편한 해결책이 되겠지요.
여러분은 혹시 스마트 TV를 가지고 계신가요? 가지고 계시다면 실제로 그 기능들 중 일부, 혹은 전체를 사용하시는지요?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왜 그 제조사를 선택했는지도 의견이 있으시면 함께 남겨 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올 해에 새로운 스마트 TV를 구입할 예정인 분이 계십니까? 구입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스마트 TV의 기능 중 원했던 기능이나 혹은 마음에 드는 기능이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