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非)日常2
겨우 잠에서 일어났다.
일어나고 보니 아직 새벽이다.
새벽 5시쯤 된것 같다.
5시면.. 아침이라고 봐도 될려나.
지금은 8월초. 무더운 여름이다.
지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주 열심히 열기를 올리고 있다.
아니, 태양일려나. 가끔은 쉬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내게 쿼크(주1) 입자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 지구의 온도부터 떨어뜨리고 싶은 심정이다.
무더위 때문에 잠을 설쳤다. 이렇게까지 더울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주석1: 쿼크 입자란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연구중인 새로운 입자로, '신의 입자'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입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블랙홀과 우주 탄생의 기초가 되는 비밀까지 안고 있는것으로 밝혀져 현재 한창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 자세한 사항은 LHC로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꽤나 잠을 설쳤지만, 뭔가 희미하게 다른 느낌도 남아있는것 같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자전거 하나 가지고 여행이라도 떠날것 같은 상황이었던것 같은데.
대다수의 기억은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그나마 남아있는 기억도 조각난 파편밖에 없다.
이런. 스스로 꽤나 기억력이 좋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꼭 중요한 기억만 놓치는것 같다.
이 찝찝한 기억은 뭘려나. 뭔가 중요한 기억을 잊은것 같은데.
음. 아마 날이 더워서 그런게 아닐까.
이제 회사에 갈 준비를 시작해 볼까.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지도 1년이 넘어가는것 같다.
꾸준히 돈을 모아, 집을 하나 사는게 목표로 지금도 돈을 모으고 있다.
혹시 여유가 생긴다면 가정 불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혹은 가난함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내가 쓸돈도 모자란 데다가, 어느 누군가처럼 재단 하나를 떡- 하니 세울 수 있는 여력도 안되기 때문에 머나먼 이야기에 불과한것 같다. 이런 평온한 소시민적 삶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것이다.
결혼도 생각해 봤지만,
이 또한 머나먼 이야기다. 친척중 하나가 결혼한다는 이야기도, 귓가에 스쳐 지나갈뿐 특별한 감흥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한건 당연히 아니다. 그저 머나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고 있을뿐.
오늘도 회사로 향했다.
자바 개발자로서 실력에 부족함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그런것 같지도 않다.
기본 구문, 파일처리, DB처리, 소켓처리, Thread 처리, GUI의 경우 이벤트 처리, WEB의 경우 Cookie/Session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개발할 때에는 상당히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만 하는것 같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짐은 물론 누군가의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3D에 이은 신종 '4D'가 바로 개발자 직군이다.. 라고 이야기 했다지만, 개발자로서 어느 정도의 소명 의식과 프로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힘든 현실이 있다 하더라도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력 문제가 특히나 클태니 말이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하루를 보냈고
창밖의 활기있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3 사람과 함께 말이다.
오늘은 이런 평온하다면 평온하고,
똑같다면 너무나도 똑같아 프렉탈 도형(주2)이 울고갈 지경인 이 하루에 조금은 변화를 주고 싶다.
점심 먹고 난 뒤에, 새로 생긴 카페라도 가볼까.
신입 여사원과 함께 말이다. 이 일상에 조금은 변화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원수부터 4사람이 될테니 말이지.
*주석2: 한 번 찾아보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