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2 변천사] 2부, IBM OS/2 2.0

1992년 3월에 출시된 OS/2 2.0 버전은, IBM 호환 PC에서 진정으로 32비트를 지원하는 첫번째 데스크탑용 운영체제 였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오로지 Windows 3.1만 출시하고 있었고, Windows NT는 선전은 거대했지만 여전히 기획단계에만 머무르던 상태였습니다.

 

IBM OS/2 2.0 버전은 IBM사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개입없이 만들어낸 첫번째 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버전에 비해 향상된 많은점들중, OS/2 2.0 버전에서 눈에 띄는점은 IBM에서 개발한 새로운 워크플레이스 쉘(Workplace Shell)이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워크플레이스 쉘은 아이콘 중심의 그래픽 환경으로 IBM의 91년도 Common User Access (CUA) 표준을 구현해 내고 있었습니다.

※ Common User Access (CUA) 표준이란, 서로 다른 플랫폼,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가 일관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IBM이 설계한 표준입니다.

 

 

 

OS/2 2.0의 부팅화면 입니다.

 

 

 

 

위의 화면이 기본으로 나타나는 워크플레이스 쉘(Workplace Shell)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쉘이란 GUI, 즉, 아이콘이나 바탕화면, 메뉴나 프로그램 창같이 그래픽적인 모든 요소들을 구현해 주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좀 투박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기술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OS/2는 생김새가 너무 단순하고 투박해 보였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호되게 비난받았습니다.

그런데 비난한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한 부분은, IBM이 OS/2에 대해 국제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와 (아주 사소한 요소라도 특정 문화권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접근성(예: 색맹인 사람을 위한 사용성), 법률적 문제등 수 많은 것들을 시험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매킨토시처럼, OS/2의 워크플레이스 쉘은 바탕화면에 아이콘과 폴더들이 위치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의 윈도 3.1은 바탕화면에 최소화된 프로그램들만이 위치될 수 있었지 폴더나 프로그램 바로가기 아이콘이 바로 위치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아이콘이란 프로그램, 폴더, 혹은 다른 “개체”로 연결된 파일을 말합니다. (윈도의 바로가기와 비슷합니다)

 

IBM은 워크플레이스 쉘에 객체지향 설계의 개념을 적용시켰습니다.

객체지향이란 존재하는 모든 요소들을 하나의 “덩어리”, “개체”, “객체”로 보는것을 말합니다.

워크스페이스 쉘의 모든 아이콘들은 “객체”라고 불렸습니다. 이런 객체의 형태로는 데이터 파일 객체, 프로그램 객체, 장치 객체, 다른 객체들을 포함할 수 있는 폴더 객체 같은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것들을 객체라고 부르는건 여러가지면에서 금새 지치고, 성가시며, 골치아픈 일인것 같습니다.

전 지금 구글 객체에서 OS/2 객체를 입력해서 결과 객체를 얻어서 참고한 다음, 키보드 객체를 통해 글자 객체들을 입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적고보니 역시 이상하네요. 매일 매일 사용하고 마주쳐야 할텐데 이것 저것을 다 객체로 부르는건 사용자 입장에서 익숙치도 않고, 귀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크플레이스 쉘과 매킨토시의 몇가지 주목할만한 차이점에는 OS/2가 양쪽 마우스 버튼(버튼 “1”과 “2”라고 불림) 모두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는 점과, 수 많은 기능을 실행하는 핵심적인 방법으로 “팝업 메뉴”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팝업메뉴는, 지금의 윈도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렀을때 나타나는 단축메뉴와 유사합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항목이 눈에 띄는데, “Create another”는 객체를 복제할 때 사용되었고

“create shadow”는 원본 객체에 대해 연결된 객체를 생성하는 메뉴였는데, 윈도의 바로가기나 혹은 맥의 별칭과 비슷합니다.

 

 

 

 

OS/2 워크플레이스 쉘에서 가장 산뜻한 기능은 폴더마다 서로 다른 배경색깔이나 그림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인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이 기능 때문에 웹브라우저가 필요하지도 않지요.

 

OS/2 전체에 걸쳐서, 설정과 관련된 창은 위의 스샷처럼 공책이나 다이어리 같은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파일이나 항목을 삭제할때는 아이콘을 드래그해서 Shredder(바탕화면의 맨 오른쪽 아래, 서류분쇄기 모양 아이콘)위에 놓으면 바로 지워졌습니다. 윈도의 휴지통이 비워지기 전까지는 임시 장소에 파일을 보관해 두던것과는 대조적 입니다.

 

 

 

 

새로운 객체나 문서를 생성하려면, Template 폴더로부터 해당 형식을 드래그한 다음 바탕화면에 놓아야 했습니다.

OS/2 2.0에는 아이콘을 수정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아이콘 에디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Windows 3.x와는 달리, 최소화된 프로그램들은 바탕화면에 위치하는게 아니라 “Minimized Window Viewer(최소화된 창 보기)” 폴더에 표시되었습니다. 모든 최소화된 프로그램을 리스트 형태로 보려면 마우스 버튼 1과 2를 동시에 눌러야 했습니다.

 

 

 

 

위 스샷은 제어판과 마우스 설정창의 모습입니다.

이상하게도, OS/2 2.0에서는 기본값으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이용해서 객체를 드래그 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화면에서 보실 수 있는것처럼 원하는대로 동작되도록 재설정 할 수 있었습니다.

 

 

 

 

OS/2 2.0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작은 프로그램들이 꽤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당시에 OS/2를 위해 (윈도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사도 OS/2 1.3 버전을 위해 16비트 버전의 워드와 액셀을 만들었지만, 이미 IBM과는 거리가 멀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32비트 OS/2용은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사소해 보이긴 하지만, OS/2 2.0의 게임이 Windows 3.x보다 훨씬 더 나아보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런류의 게임들은 시간죽이기에는 딱인것 같습니다.

 

 

 

 

OS/2는 VDM (Virtual DOS Machine)이란 시스템을 통해 DOS와 Windows 3.0 프로그램 모두를 실행 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스샷에서 보실 수 있는것처럼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갑니다. (위쪽의 아날로그 시계 모양의 프로그램은 Windows 3.0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던 시간 프로그램 입니다)

 

 

 

 

OS/2를 종료하는 장면입니다. 시스템 종료 항목은 바탕화면의 팝업 메뉴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어딘가에서 읽은글에 따르면 OS/2 2.0은 단순히 전원 버튼을 눌러서 끌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DOS나 그 때 당시의 윈도도 전원 버튼을 눌러서 꺼야 했습니다)

 

시스템 종료 메뉴는 오로지 시스템 설정을 저장하고 끌때만 필요했던것 같습니다.

 

 

다음 이어지는 글에서는 IBM OS/2 Warp 3 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종 수정일:
서지스윈

서지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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