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0(Windows 10)이 마지막 윈도우 버전? - 어떻게 된 건가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지쳤는지 한 가지 해결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윈도우 10(Windows 10)을 "마지막 윈도우 버전"으로 만든 것이죠. 영원히 말입니다.
마지막 버전이라는 게 좀 더 자세히 보면 '서비스로서 전달되는 윈도우'를 일컫습니다. 꽤 큰 변화죠.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하려면 지메일이나 페이스북을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분이라면 이들 서비스가 여러 해에 걸쳐서 변화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에 "버전"이란 건 존재하지 않죠. 페이스북 XP나 지메일 7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저 페이스북과 지메일이 있을 뿐이고, 둘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차차 바뀌죠.
지금 현재로 봐선 윈도우가 이렇게 될 모양입니다. MS의 운영 체제 부문 부사장인 테리 마이어슨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영문).
"다른 인터넷 서비스가 그런 것처럼 '무슨 버전 사용하고 있니?'와 같은 질문은 의미가 없게 될 겁니다."
- 테리 마이어슨
MS로서는 큰 변화죠. 더 놀라운 사실은 윈도우 10이 현재 윈도우 7(Windows 7)과 8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료 업그레이드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MS가 가진 계획은 무엇일까요? MS는 윈도우 10이 지배적인 데스크톱 컴퓨터 운영 체제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윈도우 7 보다 더 거대하게, 빠른 속도로 말이죠. 전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며 앞으로도 컴퓨터 운영 체제 시장에서 윈도우가 장기 집권하도록 기틀을 다지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17일 내용 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지 시간으로 6월 24일에 윈도우 관련 '특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윈도우 11(Windows 11)'이 인터넷에 유출되어 관심이 뜨겁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과연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새 윈도우를 공개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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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무료 업그레이드가 제공 된다고 해서 윈도우 10 자체가 무료인 건 아니겠지만, 일단 손에 넣었다면 윈도우 10 이후에 이어질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무료입니다.
일반 개인 사용자라면 윈도우를 업그레이드 하려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는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료로 사용료를 받는 대신 자신들이 (그리고 개발자가) 여러 윈도우 버전을 모두 신경 쓸 필요를 없애 생태계를 단순화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윈도우 사용자 대부분이 가장 최신 버전, 최신 업데이트, 모든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움직일 수 밖에 없게 만든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1. 윈도우 사용자는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그 어느 때보다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2.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시장을 지배하면서 사람들이 무료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 기대하도록 유도했습니다.
MS가 따라잡으려 애써야 할 상황이 됐죠. 이들이 내놓은 답이 서비스로서 전달되는 윈도우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는지, MS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지 좀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대대적인 광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윈도우 95(Windows 95)가 그 시절의 아이폰이었습니다. MS는 광고에 수 백 달러를 지출했고, 전설적인 밴드인 롤링 스톤즈를 설득해 Start Me Up이라는 노래의 판권을 사들였습니다. 덕분에 게이츠 회장과 발머가 출시 기념 행사에서 춤을 출 수 있었죠.
이런 막대한 광고 비용은 아마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 겁니다. 윈도우 95(Windows 95)는 $210 (약 23만 3,600원)를 지불해야 손에 넣을 수 있는 운영 체제 (물가 상승율을 고려하면 $320, 35만 6,000원)였을 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 한밤 중에도 상점 밖에 줄을 서서 구매하려고 기다리던 대상이었죠. MS는 하루 만에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333억 8,400만원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된 소프트웨어지요.
더군다나 겉모양만 바꾼 동일 제품이나 눈속임도 아니었습니다. 윈도우 95는 안정성, 화면 구성, 속도를 비롯해 거의 모든 면에서 윈도우 3.1(Windows 3.1) 보다 향상됐죠. 1995년 당시 저가형 컴퓨터가 $1,000 (약 111만원) 이상의 가격 (물가 상승율을 반영하면 $1,500, 166만원)에 팔렸음을 생각해 본다면 운영 체제에 수 십 달러, 수십 만원을 쓰는 것이 꼭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은 아닙니다.
오늘 날에 와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죠.
간단히 말해서 21세기로 접어 들면서부터 대부분의 사람이 운영 체제를 업그레이드하려고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새 기기를 구입하는데 비용을 지불하고 기기가 고장 나기 전까지는 안에 무엇이 들었든 그걸 사용하죠. 사람들의 이런 습관을 바꿀만한 설득력 있는 이유는 사실상 없습니다. 운영 체제를 업그레이드 해도 윈도우 3.1에서 95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큼 큰 향상이나 발전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MS도 이 사실을 알고 있죠. 윈도우 XP가 출시 된지 거의 15년이 지났지만 오늘날 윈도우 8과 8.1의 사용자를 합한 수보다 더 많은 규모의 사람이 XP를 사용합니다. 시장 조사 전문 업체 넷애플리케이션즈에서 조사한 자료(영문)를 볼까요 (2015년 4월 기준).
윈도우 XP에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보안 업데이트가 제공됐습니다. MS는 비스타(Vista), 7, 8이 출시된 후에도 고용한 개발진이 XP 업데이트를 만들게 했죠. 이렇게 하려면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XP 보안 업데이트 배포가 완전히 중지된 지금 현재까지도 전 세계 컴퓨터 사용자의 약 15%가 윈도우 XP(Windows XP)를 사용합니다. 한 마디로 수 백 만 대가 넘는 컴퓨터가 온갖 종류의 취약점에 노출돼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 때문에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모두가 네 가지나 되는 상당히 다른 버전을 계속해서 염두에 둬야 합니다. 새 윈도우 버전에 있는 기능은 기본적으로 무시하면서 말이죠. 적지 않은 수의 여러 컴퓨터 사용자가 소외감을 느끼게 해선 안되겠죠. 개발자에게 자사의 생태계가 매력적으로 보이길 바라고 또 최신 기능이 관심 받길 원하는 MS로서는 이런 파편화가 문제입니다.
한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사람들은 기기의 운영 체제를 가능한 한 빨리 업그레이드 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업그레이드가 무료라서 그렇죠.
구글은 광고로 수익을 내길 바라며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주는 걸로 유명합니다. 아이폰의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는 항상 무료였죠. 수익은 기기 판매에서 발생합니다. 애플은 아이팟 터치의 iOS 업그레이드에 비용을 청구하는 실험을 아주 잠깐 한 적이 있습니다. 2010년 이후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지금 현 시점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자는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가 무료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일부 컴퓨터 사용자도 마찬가지를 바라죠.
2000년대에는 애플의 운영 체제가 윈도우와 크게 다르지 않던 때가 있었습니다. 적어도 가격 측면에서 말이죠. 컴퓨터를 사면 운영 체제가 같이 따라왔지만, 몇 년 뒤 새 버전을 사용하고 싶다면 $100 (약 1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별도로 운영 체제를 판매하던 방식은 애플이 매버릭스(Mavericks)를 무료로 내놓은 2013년경 막을 내립니다. 현재는 맥 사용자도 이런 무료 업그레이드를 기대하죠. 아마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OS X의 새로운 기능을 빨리 구현한다는 점일 겁니다. 사용자가 가까운 시일 내로 OS X을 업그레이드 할 거라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변화에 MS는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에 비용을 청구하는 마지막 회사로 남게 됐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더는 팔지 않는 오래된 운영 체제까지 패치하고 있어야 하죠.
MS의 이상 대로라면 수 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에 몇 십 만원씩 지출하면서 항상 최신 버전을 사용하려고 할 겁니다. 이런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죠.
MS도 이를 받아들이고 소비자 보다는 기기 제조사에게 윈도우 사용권을 팔고 (MS가 버는 수익의 대부분은 현재 여기서 발생하죠) 자사가 직접 만든 기기를 판매하며 (회사에서 성장 중인 부문이지요) 거의 모든 수익을 이 두 수단으로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 한글 자막 포함 영상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에 나온 윈도우 버전은 지원을 중지할 수도 있죠. 전체 비용을 낮추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 가정 사용자에게 구독료/월 사용료를 받는 건 자살 행위가 될 게 분명합니다. 회사 내에서 들려오는 정보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amolmulik @ZainJ697 No, there is not a subscription fee for Windows 10. More info here: http://t.co/aWw4IGxxc8
— Gabriel Aul (@GabeAul) 2015년 3월 9일
▲ 트위터 사용자 아몰 무릭(Amol Mulik)이 1년 안에
윈도우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한 후 별도의 월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 물었고,
MS의 가브리엘 아울(Gabriel Aul)은 윈도우 10에 구독료나 월 사용료가 없음을 밝힘
MS가 대형 기업체에 지속적인 "구독료", 월 사용료 방식을 제공할 것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볼륨 라이선싱의 형태로 말이죠. IT 부서 관리자는 지원과 더불어 업그레이드 과정을 좀 더 세밀히 제어하는 대가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길 원할 겁니다. 이와는 달리 일반 가정 사용자는 컴퓨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무료로 지속적인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를 받게 되겠죠.
하나로 합쳐진 운영 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MS가 운영 체제의 장기적인 성공을 거머쥐려면 개발자가 계속해서 행복할 수 있게 해줘야겠죠. 사용자는 최상의 프로그램이 윈도우에서만 작동하거나 혹은 적어도 윈도우에서 사용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윈도우를 사용할 겁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든 이를 가능하게 할 만한 일이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MS에게 도움이 되겠죠.
윈도우 XP의 완강한 생존이 우리 모두에게 알려준 게 하나 있다면 수 백만이 넘는 사람이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대가로 기꺼이 안전하지 않은 운영 체제에 머무르며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할 것이란 사실입니다. 이렇게 되면 윈도우용으로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려는 모든 사람이 장애물을 만나게 되겠죠. 이런 가운데 애플과 구글은 사람들이 운영 체제 업그레이드가 무료이기를 기대하도록 이끌었고 이들의 생태계는 번창하고 있습니다.
자사의 시스템이 계속해서 매력적인 상태로 남을 수 있도록 MS가 무언가 변화를 일으켜야 했습니다. 아마 서비스로서 전달되는 윈도우가 오늘날의 세상에 적응하는 MS의 계획인 모양입니다. 이런 선택이 가져올 변화로는 어떤 일이 있을지 아래 댓글에서 이야기 나눠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