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그 분을 기억하며..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을 접한것은 10월 6일 목요일, 오전 8시 45분경 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고, 또 믿기 어려웠으며, 안타까움이 컸기 때문에 지금도 그 때의 일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시간까지 말이지요.

집을 나서는 도중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한 통 오더군요. 평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문자나 메시지를 거의 보내지 않는 녀석이었기 때문에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열어봤지요. 그 뒤 전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죽었다고 속보 떴네. 한 번 확인해 봐라

갑자기 무언가가 조용히 밀려 오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고? 정말인가? 아님 이 녀석이 장난을 치는건가? 이미 경영 일선에서도 물러났고, 건강이 더욱 악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럴리가..

그래서 아닐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가 다시 예전처럼 회복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60, 70이 넘는 나이기 될때까지
날카롭고 예리하며,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가 사임한 지난 8월, 그 소식을 접한 저는 이런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사임 소식을 접하고..


도저히 믿기질 않았습니다. 금방이라도 무대위에 올라와 연설을 시작할것 같은 확신에 찬 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라도 그의 설레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PT를 볼 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보를 이렇게나 빨리 접하게 될줄이야..

폰을 집어들고 인터넷을 살펴 봤습니다.
각 포털의 모바일 페이지 메인에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속보로 떠있더군요. 그제서야 조금은 무거운 기분으로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열어보니 그 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추모하는 트윗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트윗들을 읽다보니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짐과 동시에, 잔잔한 물결이 일더군요. 분명 예전부터 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건강 문제 소식을 접할때면 빨리 회복하길 바라곤 했지만 어떻게 보면 단 한 번도 만난적 없는 사람에 대해 이런 감정이 느껴진다는 사실이 조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만큼 너무나도 큰 별이 졌기에, 안타까움도 비례해서 컸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트위터에서의 추모 물결을 발견하고,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짧막한 트윗을 하나 날렸습니다.
RIP[각주:1], Steve Jobs.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지금도 잘 믿기질 않습니다. 놀람과 안타까움이 생각했던것 보다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믿기질 않았던 점은 국내 언론의 반응입니다. 전 국내 언론이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대해 '몇 줄의 헤드라인'과 간략한 '사실 전달'만 하고, 별다른 언급없이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외 소식, 특히 IT 관련 소식에 대해선 그것이 중대한 소식이라 해도 가볍게 다루거나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쉬는 시간 TV를 켜보니, 각 방송사마다 상당한 시간을 할애애 스티브 잡스가 잠들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점심때부터 저녁에 이르기까지, 연일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그 분의 죽음과 혁신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 흐름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규 방송에서, 그것도 뉴스 시간에, 3~4개에 가까운 코너 전체를 할애애 그 분의 죽음과 삶, 혁신, 빌게이츠 회장과 함께한 때의 이야기에 대해 다뤘다는 점입니다.

인터넷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작은 개인 블로그에서 커뮤니티, 크고 작은 커뮤니티에서 소셜 네트워크, 그리고 포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곳에서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고,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외신과 해외 언론도 시시각각, 쉴새없이 스티브 잡스의 비보와 관련된 소식들을 내보내고 있었습니다. 애플 홈페이지도 메인 화면을 그 분의 이름이 들어간 사진으로 바꿨더군요.

이 모든것을 보고 한 가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 정말로 큰 인물이 이렇게 빨리 가버렸구나!

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 또 하나의 사실이 떠오르는 달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처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변화들을 만들어 왔는지를 말입니다. 새삼스럽게 감탄하고, 또 실감했습니다.

1955년에 태어나 56세의 나이로 이렇게 생을 마감하다니.. 안타깝습니다. 하늘이 데려가기엔 너무 이른 시기인데 말이지요..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혁신과 영감을 선사해 주었을 겁니다.

생각해 보면 그의 강인한 정신력과 열정이 더욱 놀랍기도 합니다. 희귀한 경우라곤 하지만, 보통 췌장암에 걸리면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췌장암에 걸리고도 근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며, 이렇게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내다니.. 그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존경을 받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아.
그 분은 이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습니다.

한 가지 남은것이 있다면,
그 분이 돌아 가시기 전 공식 자서전을 하나 남기고 가셨다는 점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순간도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추억하며 글을 남기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 보기도 했고 말이지요. 정말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올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 분을 기억하며. 추모하는 글 하나를 공간의 기록속에, 시간의 틈 사이에 남겨둡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많은 변화들을 지켜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도 여러 변화를 가져왔지요.
새로운 세계, 새로운 가능성과 기술, 혁신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잡스 씨.
이제 정말로 편히 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Thank you, Steve.
Rest In Peace, Steve Jobs.



  1. Rest In Peace의 약어. [본문으로]
최종 수정일:
서지스윈

서지스윈

IT와 기술을 이해하고,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발견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윈도우(Windows), 맥(macOS), 리눅스(Linux), 스마트폰 앱, 웹 서비스, 기획 시리즈물까지.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더 많은 것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