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시작 메뉴' 발명자는? '빌'이 아닌! '침팬지 조련사'?

30년 전만 해도 컴퓨터 화면은 다소 투박한 그래픽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우스가 존재했고 아이콘도 있었지만, 사용 방법이 여전히 쉽지만은 않았고요. 이런 상황을 영원히 바꾼 사람은 대니얼 오란(Danial Oran)이었습니다. 행동 심리학 연구자이자 '침팬지 조련사'였던 그는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입사해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시작 메뉴'와 '시작 버튼', '작업 표시줄'을 발명해 냈습니다.

행동 심리학을 전공한 오란은 하버드 대학교 재학 시절, 저명한 행동 심리학 과학자인 B.F. 스키너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는 특별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수업 초기에 그는 침팬지에게 나무로 만든 키보드를 통해 의사소통을 가르치는 대담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비록 의도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런 특별한 경험이 오란의 이후 발명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경영진은 '윈도우 3.1(Windows 3.1)과는 완전히 다른 새 운영 체제를 만들어 내자', '컴퓨터를 몰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운영 체제를 개발하자'는 목표로 새 운영 체제 개발을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졸업반에 있던 오란은 우연한 계기로 대학원 진학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 입사에 관심을 갖고, 면접을 거친 끝에 합격에 성공합니다.

오란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입사했을 때 회사는 윈도우 3.1(Windows 3.1) 운영 체제의 다루기 어려운 인터페이스와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애플의 Mac OS를 좋아했던 오란은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사용자의 실제 경험을 이해하기로 결심한 그는 고객 테스트를 실시하여 사용자가 윈도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하고 간단한 과제를 하나씩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좌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시스템을 당황스러워했고, 윈도우 프로그래머는 운영 체제에 내재된 결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예로, 로켓 과학자인 보잉(Boeing)의 한 추진체 엔지니어는 텍스트 편집기를 실행하는 데 20분 동안 고군분투했습니다. 결국 개발자는 인터페이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우리 고객은 멍청하다!"라며 사용자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사건은 오란에게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로켓 과학자가 윈도우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누가 할 수 있을까요? 그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사용자에게 모든 필수 기능을 안내하는 '하나의 통합 버튼'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스템' 버튼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반대에 부딪혔고요. 이후에 '시작(Start)' 버튼으로 이름을 바꾼 후 사용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즉각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오란이 발명한 두 번째 혁신은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TV 채널 돌리듯이 왔다 갔다 전환하게 해줄 '작업 표시줄'이었습니다. 당시, 윈도우 3.1(Windows 3.1)은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열었는지 알기가 어려웠는데요. 사람들은 지뢰 찾기를 하다가 상사가 지나가면 창을 얼른 바탕화면으로 최소화시켰고요. 다시 하고 싶어지면 이전에 실행했던 창을 잊은 채 새 프로그램 창을 열었습니다.

윈도우 3.1에도 기초적인 형태의 작업 관리자가 있었지만, 대다수의 사용자는 존재 자체를 몰랐고요. 이렇게 새 프로그램 창을 계속 열다가 컴퓨터가 느려지면 그냥 재시작했습니다. 그 후에는 같은 과정을 다시 반복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란은 화면 상단에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표시하는 '막대'를 생각해냈습니다. 그 막대는 지금의 웹 브라우저 '탭'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요. 그 때만 해도 모니터의 평균 해상도가 640 x 480 밖에 안 되었던 탓에 두꺼운 탭 모양 디자인은 공간 낭비가 심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까운 미래에 모니터가 커지고 해상도도 증가할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오란이 다시금 탭의 크기를 줄이고 버튼 형태로 만들면서 지금의 '작업 표시줄'이 탄생했습니다.

출시 당시 윈도우 95(Windows 95)의 시작 메뉴는 롤링 스톤스의 "Start Me Up(시작해요)"라는 출시 테마곡으로도 불릴 만큼 그 특징이 뚜렷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시작 메뉴는 윈도우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남아 있으며 기술 역사의 연표에 새겨져 있습니다.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사한 오란은 하버드에서 대학원 공부를 재개했습니다. 현재 그는 행동 과학 분야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시급한 의료 문제, 특히 자살 예방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을 따뜻하게 회상하면서도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을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표현하며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니 오란의 여정은 기술 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혁신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귀중한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작업하는 것들이 놀라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오란은 말하며, 미래 세대가 목적을 가지고 혁신하여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지혜를 전합니다.

오란은 2021년 8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발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밝혔는데요.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 개발 이면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었네요. 아래의 내용은 오란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 인터뷰 내용 요약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 번역해서 옮겨 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입사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행동 과학에 대한 연구가 근무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나요?

하버드 대학 학부 시절, 저는 행동 심리학자 B.F. 스키너의 마지막 제자였는데, 스키너가 제 논문 지도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침팬지 언어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나중에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행동 심리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 경험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와 독특한 관점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침팬지와의 연구를 통해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지원한 건 본인이 원해서인가요, 아니면 제안을 받아서인가요?

하버드 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는 대학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아마 1992년 초였을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당시만 해도 이메일 시스템이 인터넷에 일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는 제가 하버드에서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을 알아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저에게 입사 지원을 해보라고 했어요!

바로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립과학재단 펠로우십에 당첨되어 일본에서 여름을 보내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이력서를 보냈고, 결국 시애틀로 가서 면접을 보러 갔어요. 엑셀(Excel)과 윈도우를 포함한 몇 개 팀에서 제안을 받았어요. 친구는 윈도우 팀에 합류하는 것을 만류했지만, 저는 윈도우가 더 흥미로웠고 1992년 10월에 그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부서, 직책은 뭐였나요?

저는 개인 시스템 그룹(Personal Systems Group)의 프로그램 관리자로서 다음 버전의 윈도우 코드명이었던 시카고(Chicago)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입사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흥분했죠. 모험처럼 느껴졌죠. 저는 서부 해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 자체만큼이나 위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1992년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과 같은 인지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할머니께 마이크로소프트에 취직했다고 말씀드렸을 때 할머니는 "전자렌지도 만들었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기 전에는 윈도우 사용자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1979년 Apple II Plus를 시작으로 이후에는 Mac을 사용하는 등 오로지 애플(Apple) 사용자로만 살아왔죠. 그래서 윈도우에서 작업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첫날은 제가 윈도우를 몇 분 이상 사용해 본 첫 날이었어요.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매니저에게 윈도우에서 정말 기본적인 작업을 하는 방법을 물어본 기억이 납니다. 매니저는 웃으며 "우리가 어떻게 널 고용했지?"라고 말했어요. 면접을 볼 때 제가 윈도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윈도우 사용자 경험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미디어 이론가인 마샬 맥루한의 명언이 있습니다. "물을 발견한 것은 물고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저는 이전에 윈도우에 몰입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랜 사용자들이 눈치채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을 당시 카이로/카이로 UI는 어떤 상태였나요?

1992년 가을, 카이로는 진행 중이었습니다. 1993년 윈도우 NT(Windows NT)로 출시된 운영 체제의 향후 버전에 탑재될 잠재적인 UI로 설계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희 계획은 카이로 팀이 디자인한 UI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서 시카고에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계획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카이로에서 영감을 받은 회색의 3D 룩앤필을 추가하는 것은 쉬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열거나 파일을 찾는 등의 기본적인 작업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과 같은 카이로의 기능적 요소를 구현할 때 사용성 테스트에서 카이로의 UI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 작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더 쉬운 것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입사 당시 시카고/시카고 UI는 어떤 상태였나요?

1992년 11월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을 때 시카고 빌드는 윈도우 3.1과 거의 비슷했던 것 같아요. 얼마 지나지 않아 셸 팀에서 카이로 팀에서 디자인한 UI 요소 중 일부를 구현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실행 중인 소프트웨어의 스크린샷이 아니라 비트맵 목업일 가능성이 높지만, 1993년 초 시카고 빌드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이 시기는 사용성 테스트를 시작했을 무렵으로, 결국 카이로 UI로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윈도우를 더 쉽고 매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시카고(윈도우 95)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윈도우 제어판의 UI, 즉 '속성 시트'를 작업했습니다. 다음은 사용자가 선택한 배경 화면이나 화면 보호기를 미리 볼 수 있는 모니터의 작은 그림으로, 1992년 11월 19일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지 4일째 되는 날에 디자인한 것입니다.

저는 또한 기본적으로 도움말 파일인 '사용자 지원'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정적인 도움말 기능을 좀 더 인터랙티브한 것으로 바꾸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셸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이 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카이로 UI(윈도우 NT UI)의 한계가 드러나자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요?

사용성 테스트에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작업에 영향을 준 특별한 영감이나 비전이 있었나요?

저는 60년대와 70년대에 SRI와 PARC에서 일하면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제록스 스타도 가지고 놀았죠.

디자인/컨셉은 어떻게 기획했나요?

주로 그림판(Paint)으로 비트맵을 만들고 Visual Basic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동료들과 사용성 테스트 세션에서 사람들에게 보여줬어요. 돌이켜보면 비주얼 베이직은 제 업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때 VB는 스케치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몇 시간 만에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었죠.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VB는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동료들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매우 유용했습니다.

시작/작업 표시줄 이전에 다른 디자인/컨셉이 있었나요? 공유해 주시겠어요?

처음에 저는 ClearView라고 부르는 단순화된 셸을 생각해 냈습니다. 최신 웹 브라우저의 모습과 유사한 탭 디자인이었죠.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래된 비트맵과 VB 프로토타입으로 가득 찬 폴더가 있는데, 타임스탬프가 여전히 읽을 수 있어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언제 작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993년 5월에 저는 단순화된 셸인 ClearView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 6월에는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에 대한 거의 모든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그해 말에는 작업 표시줄 오른쪽의 알림 영역과 같이 제가 디자인한 몇 가지 정교한 작업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지금 생각해보면 한 달 만에 대부분의 작업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약 6개월 동안 사용성 테스트에 몰두했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가지고 작업에 임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꽤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작 메뉴 및 작업 표시줄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공유한 사람은 누구였으며, 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특히 VB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밤늦게까지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 야근 일정이 건너편 사무실의 개발자인 Ian Ellison-Taylor의 근무 시간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죠. 이안 엘리슨 테일러는 제가 생각해낸 많은 것들을 다른 누구보다 일찍 보았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제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즉시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제 디자인이 일부 회의론자들의 마음을 얻기까지 몇 달이 걸렸죠. 1994년 보스턴으로 돌아와 하버드 대학원을 휴학하고 있을 때만 해도 윈도우에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이 탑재될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시작"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작(Start)"은 제가 지은 초기 버튼 이름인 "시스템(System)"을 대체하는 이름이었어요. 사용성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그 이름을 가진 버튼을 클릭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습니다. 너무 기술적이거나 복잡하게 들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이전에 디자인했던 단순화된 셸인 ClearView에서도 사용했던 '시작'으로 변경했습니다. 이 메뉴가 가장 일반적인 작업을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되기를 바랐고, '시작'은 설명과 힌트를 동시에 제공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시 알 수 있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는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었나요? 사용자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결정했으며 전체 프로세스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마침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단방향 거울과 카메라가 있는 사용성 테스트 룸을 구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한 번에 한 명씩 피험자를 데려와서 완료해야 할 서면 과제를 주었습니다. 저는 테스트 세션을 진행하던 켄트 설리반과 함께 제어실에 앉아 단방향 거울을 통해 사용자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과제를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을 기록하고 소감을 적기도 했습니다. 각 세션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 중에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나요?

윈도우 3.1을 테스트하던 한 세션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셸 개발자 중 한 명이 저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 개발자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사용성 테스트의 대상은 숙련된 컴퓨터 사용자였지만, 90년대 초반에는 흔치 않았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였기 때문에 실험자는 아직 그래픽 사용자 방식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한 가지 작업은 윈도우와 함께 제공된 기본 워드 프로세서인 마이크로소프트 Write를 간단히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법을 알아내는 데 약 20분이 걸렸습니다.

세션이 끝난 후 개발자는 "정말 문제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하며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보통 개발자는 모든 것이 이대로 괜찮다고 주장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설명했습니다."우리는 더 똑똑한 고객이 필요합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멍청이야!"

저는 그 고객이 작성한 설문지를 살펴봤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보잉(Boeing)사의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는 추진체 시스템을 연구했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로켓 과학자였는데, 로켓 과학자조차도 윈도우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개발자와 저는 웃었고, 그 순간이 시카고 셸 팀에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로켓 과학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윈도우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의 최종 위치가 화면 하단(왼쪽)으로 결정된 과정은 무엇이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단이 너무 Mac과 비슷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나요?

공식적인 프로세스는 없었습니다. 저는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화면 상단에 디자인했고, 그 후 몇 년 동안 제 컴퓨터에서도 그렇게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미적 판단이 다르고 Mac과의 유사성에 대한 우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모든 것을 하단으로 옮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현재 완성된 시작 메뉴 및 작업 표시줄 디자인이 사용성 테스트에서 효과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미리 플랜 B를 마련했나요?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이 사용성 테스트에서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다면 더 나은 디자인을 계속 시도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구현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이 있었나요?

당시에는 초기 ClearView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클리어뷰가 제대로 확장되지 않았거나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아요.

원래 시작 메뉴에는 왜 검색 상자가 없나요? 이 부분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나요?

1993년 당시 윈도우에서의 검색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전체 텍스트 인덱싱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죠. 검색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을 겁니다.

독(Dock)이 아닌 메뉴와 막대형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90년대 초에 익숙했던 UI 위젯을 사용하여 디자인하고 있었습니다. 버튼과 메뉴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이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디자인 작업이 즐거웠어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시기였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경험이나 윈도우 팀에서 일한 경험을 어떻게 돌아보시나요?

제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영향력 있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의 디자인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나요?

1993년만 해도 제가 만든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저도 놀랍습니다.

이후의 시작 메뉴나 작업 표시줄의 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98: 빠른 실행, XP: 그룹화, Vista: 사이드바, 7: 아이콘 고정, 8: 시작 버튼 없음, 10: 코타나, 작업 보기 등의 버튼 추가)? 사용성, 검색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버전이 있나요?

진화를 자세히 지켜보지는 않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주로 외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시작 메뉴나 작업 표시줄에 추가하거나 변경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1993년에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디자인했을 때는 매우 다른 컴퓨팅 환경이었어요. 그런 오래된 디자인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대신 오늘날의 컴퓨터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자신의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제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사용한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1993년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이죠.

다시 운영 체제 디자인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으신가요?

물론, 저는 그 일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면서 윈도우를 개발하면서 얼마나 재미있게 일했는지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