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라 돌아보기 - 부품 조립식 스마트폰이 거쳐온 길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운영 체제를 위한 열린 표준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용기 있는 누구나가, 모든 사람이 그걸 기반 삼아 수정하고 사용하게 이끌었죠. 이제 "프로젝트 아라(Project Ara)"로 불리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모바일 하드웨어에서도 같은 성과를 거두고자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구글은 세계 최초로 완전히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모듈(부품)"을 고를 수 있고, (필요하다면) 밖으로 끄집어 내고 다른 걸 끼워 넣어 교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고사양 카메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멋진 카메라 모듈(부품)을 끼우면 되겠죠. 그렇지만 배터리가 다 되가는 상태에서 남은 하루 동안 폰이 유지돼야 한다면 어떨까요. 더 이상 사진을 찍을 계획이 없다면 카메라 모듈을 빼내고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넣을 수 있을 겁니다. 굳이 비유해 보면 레고와 비슷하죠.
프로젝트 아라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기기를 진정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필요에 따라 즉시 구성을 바꾸는 일이 가능해질 겁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일반 사용자 모두를 대상으로 설계한 제품을 얻게 될 겁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폰 대다수는 매우 뛰어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여러분만을 위해 특별 맞춤 제작된 것은 아니죠. 대체로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징은 평소 생활 방식과 비교해 봤을 때 불편할지도 모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 폰을 예로 들면 교체가 불가능한 일체형 배터리가 아쉬운 분이 계시겠죠. 이전 형태를 더 선호한다면 말입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제게도 중요합니다. 여러분께는 아마 다른 것이 중요할지도 모르겠군요. 그게 어떤 것이든 부품 조립식 스마트폰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봐도 일리가 있는 접근 방식이죠.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에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그냥 잊어도 될 겁니다. 매해 새로운 폰을 살 필요도 없어지겠죠. 필요할 때마다 사용중인 폰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기만 하면 됩니다. 프로젝트 아라 폰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띤 본체는 $50 (약 5만원)가 목표 가격이고, 휴대 전화나 데이터 통신 없이 와이파이(Wi-Fi)만 달고 나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개발국 사람도 기본 대상임을 알 수 있죠. 구입 후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이나 수입이 늘면 추가적인 부품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라 스마트폰은 "엔도(Endo)"라고 불리는 금속 뼈대가 다양한 모듈(부품)을 결합합니다. 뼈대는 전체 모듈(부품)을 서로 연결시키는데, 전면에 화면을 꽂는 자리가 있고 후면과 전면에 각각 다른 모듈을 꽂는 자리가 있죠. 이 엔도 자체는 가격이 $15 (약 1만 5천원) 정도 밖에 안됩니다.
뼈대는 세 가지 크기로 나옵니다. 각 크기는 노키아 3310 정도 되는 크기의 "소형", 넥서스 5와 비슷한 크기의 "중간", 갤럭시 노트 3 크기의 "대형"이죠. 모듈은 세 크기 모두가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모듈은 대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잠시만 살펴보면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기능인 카메라나 스피커는 물론이고 의료 기기, 영수증 프린터, 레이저 포인터, 프로젝터, 게임 컨트롤러 버튼 등 보다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모듈도 있죠.
모듈은 전자석을 통해 고정합니다. 이 전자 영구 자석은 잠깐의 전기 신호만 주면 켬(ON) / 끔(OFF) 상태를 전환할 수 있고, 평소 자석의 특성을 유지하는 데는 전원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뼈대의 각 연결부는 같은 크기의 모듈이라면 어떤 것이든 끼울 수 있습니다. 덕분에 두 모듈의 크기가 동일하다면 글 초반에서 언급한 예처럼 카메라를 빼내고 배터리를 끼우는 게 실제로 가능합니다. 모듈은 폰을 끄지 않고도 켜진 상태에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뼈대에 부착된 작은 보조 배터리 덕분에 본체 배터리도 이렇게 켜진 상태에서 빼고 넣을 수 있죠.
모듈은 구글 공식 스토어와 협력사 스토어 양쪽 모두에서 판매됩니다. 기본적으로 아라 스마트폰은 공식 모듈만 허용하죠. 그렇지만 안드로이드에서 비공식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것과 상당히 비슷하게 설정 몇 부분을 바꿔서 비공식 모듈도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2011년 8월,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로부터 채 3년이 안 되는 2014년 1월, 회사는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죠. 단, 모토로라에서 단 한 부분만은 남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첨단 기술 프로젝트(ATAP) 부서죠.
한 때 미 국방 고등 연구 기획청(DARPA)의 관리자이기도 했던 레지나 듀간이 이끄는 ATAP는 구글 X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문샷 프로젝트를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프로젝트 아라입니다.
DARPA 출신이자 프로젝트 아라를 이끌고 있기도 한 사람인 폴 에레멘코는 "근본적인 질문은 안드로이드나 다른 플랫폼이 소프트웨어에 했던 일 (개방, 공개)을 하드웨어에도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분야에 단 다섯에서 여섯 곳에 이르는 대형 제조사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수천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미죠."
- 폴 에레멘코, 타임지(영문)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아라는 2013년 4월 1일에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처음 구상이 떠오르거나 논의가 이뤄진 시점은 2012년 가을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이런 DARPA 출신의 모토로라 ATAP 개발자, 구글의 관계 속에서 모든 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자신들 스스로가 기한까지 정해두면서 속도는 가속화됐죠. 생각해 보면 프로젝트 아라가 성립될 수 있었던 건 듀간, 에레멘코, 이전에 DARPA에서 일했던 사람들 덕이기도 합니다. 에레멘코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개, 시간은 같은 편이 되어 주지 않습니다. 시간적 압박이 있는 혁신이야 말로 더 높은 질의 혁신이죠."
아라 팀은 현재 구글의 마운틴 뷰 본사에서 11km 정도 떨어진 작은 사무실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 본사 캠퍼스에서 올초 열린 프로젝트 아라 개발자 회의(개발자 컨퍼런스) 자리에서 에레멘코는 아라 기기를 시장으로 가져올 구글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 번에 다 쏟아 붓고 모든 사람이 즉시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대신, 푸에르토리코라는 국가에서 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는군요. 구글은 푸에르토리코를 시험 국가로 고른 이유로 높은 모바일 사용률을 꼽았습니다. 무려 전체 인구의 75%가 폰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현재 구글은 오픈 모바일과 클라로라는 통신사 두 곳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최대의 통신사인 아메리카 모빌의 자회사죠.
구글은 푸에르토리코에서 스마트폰 모듈(부품)을 이동형 트럭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대해 에레멘코는 "우리는 유연한 판매 경험을 형성하려고 한다. 식료품 판매 트럭을 (아라의) 실제 시장 시험에서 사용할 판매 차량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지금까지 마벨, 엔비디아, 락칩과 같은 칩 제조사를 비롯한 50곳에 이르는 모듈 개발자를 모았죠.
스마트폰 분야에서 프로젝트 아라는 흥미진진한 동시에 잠재성을 가진 획기적인 시도입니다. 기기의 능력을 모든 면에서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된다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 우리가 모바일 기기 사용 방식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부품 조립식 스마트폰이 미래일지 아닐지는 말할 수 없지만, 향후 몇 년 동안 프로젝트 아라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만은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부품 조립식 스마트폰을 구입하시겠어요? 어떤 종류의 모듈(부품)이 나오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