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분투(Ubuntu)가 걸어온 길을 한번 되돌아 볼까요?
우분투(Ubuntu)는 최근 14.10 버전의 "유토픽 유니콘(Utopic Unicorn)"을 출시했습니다. 따로 기념 문구를 본 적은 없지만, 우분투도 10주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버전이죠. 2004년 무렵 처음 등장한 이래 어느새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은 최고 인기 리눅스 배포판 중 하나인 만큼 그 기억을 더듬어 보고 지금까지의 여정을 잠시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밑바탕이자 기반인 데비안(Debian)과는 어떤 점에서 다르게 개발됐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여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우분투는 4.10 "혹난 혹멧돼지(Warty Warthog)" 버전 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데비안(Debian)의 복제판이었지만 오히려 못났다는 평이 있던 갈색 테마를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당시 우분투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바로 리눅스를 쉽게 설치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데비안 보다는 쉽게 설치했을지는 몰라도, 확실히 설치하기가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화면을 이동하려면 리눅스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한 텍스트 글자 기반 설치 프로그램을 사용했었죠. 하지만, 싹트기 시작하는 신예와도 같던 이 젊은 리눅스 배포판에게는 리눅스를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다는 드높은 목표와 함께 여러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가장 인기 있는 배포판은 우분투도 데비안도 아닌 맨드레이크 리눅스(Mandrake Linux)였습니다.
다음으로 뒤를 이어서 몇 버전이 나오는 동안 달라진 게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포함된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말이죠. 당시에는 많은 배포판이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테마를 달리하는 것 말고는 그놈(GNOME)이나 KDE의 기본 구성을 그대로 동일하게 사용했지요. 하지만 우분투는 이 때부터 글자가 아닌 그래픽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설치 프로그램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고르기 쉬운 파티션 구성 옵션도 더하면서 대부분의 다른 배포판 보다 우분투가 좀 더 설치하기 쉽게 됐습니다. 처음 오픈수세(openSUSE)를 설치해 보려고 시도할 때가 생각납니다. 설치 프로그램이 생성하려던 서로 다른 파일시스템과 여러 파티션 때문에 혼란스러웠지요. 우분투 설치 프로그램에서는 고급 설정을 보지 않기로 선택하면 이런 복잡함이 화면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몇 버전 거친 뒤의 이맘때쯤부터 우분투에 우비(Wubi)가 함께 실려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비(Wubi)는 파티션을 실제로 나누지 않고도 임시 멀티 부팅을 구성하고 우분투를 설치할 수 있게 해줬죠. 윈도우 부팅 관리자(부트 매니저)를 사용해 윈도우와 우분투 중 원하는 걸 골라 부팅할 수 있었고, 이렇게 체험 모드에 가깝게 별도 파티션 없이 설치된 우분투는 윈도우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제거(프로그램 및 기능)에서 쉽게 지울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비를 사용하면 윈도우 밖의 또 다른 파티션이 아닌 윈도우 안에 우분투가 설치된 것이지요. 이 방식은 장기간에 걸쳐 우분투를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컴퓨터에서 우분투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었습니다. 실제 멀티 부팅을 구성할 때나, 혹은 구성 후 우분투를 제거해야 할 때에 겪어야 할 어려움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최근에 나온 우분투에는 우비가 더 이상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분투에서 처음 생겨난 또 다른 변화로는 "장기 지원 버전(Long Term Support)", 혹은 "LTS" 버전의 등장이 있습니다. 우분투 6.06(Ubuntu 6.06)이 첫 LTS 버전이었지요. 다른 일반 버전 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의 지원이 약속됐습니다. 많은 일반 사용자가 6개월마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하지는 않았고, 여러 기업 환경에서도 자주 바꾸는 걸 달가워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런 버전의 출현은 발전을 향해 내디딘 중요한 한 걸음이었습니다. 안정성과 지원이 보장된 덕분에 우분투 사용과 도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줬죠.
이 시기에는 오픈 소스 드라이버의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우분투는 하드웨어가 올바르게 동작하는데 필요한 독점적인 드라이버를 찾고 설치해주는 간편한 프로그램도 더했습니다. (우분투 파생 배포판을 제외한) 그 어떤 배포판도 드라이버 설치를 간단하게 해주는 이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리눅스 배포판이 아주 적극적으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만 사용하는 걸 장려했던 관계로 이런 독점 드라이버 설치를 허용하는 움직임은 다소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비교적 작은 변화들에도 불구하고, 우분투는 여전히 데비안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우분투가 훨씬 더 자주 새 버전을 내놓는다는 점을 빼면 말이죠). 하지만, 우분투 10.04 "빛나는 스라소니(Lucid Lynx)"가 나오면서부터 또 다른 변화가 감돌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테마를 선보였고 (더 이상 오렌지빛이나 갈색이 아니었죠!), 그놈의 프로그램 추가/제거 관리자를 사용하는 대신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Ubuntu Software Center)를 모두에게 공개했지요. 이것 조차도 그리 과감한 변화는 아니었지만, 더 많은 변화가 뒤에 있을 거라는 걸 모두가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놈에서 새롭게 그놈 쉘(GNOME Shell)을 내놓으려던 시기였으니까 말이죠.
어떤 배포판이든 추가적인 저장소를 시스템에 추가할 수 있었지만, 우분투는 이와는 다른 "PPA(개인 패키지 저장소, Personal Package Archive)"를 내놨습니다. PPA는 새로운 저장소를 한층 더 쉽게 만들게 해줬고, 시스템에 추가하는 것도 쉬웠습니다. 덕분에 각각의 개발자가 자신만의 저장소(PPA)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개별 개발자의 PPA를 시스템에 추가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손쉽게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됩니다.
11.04 버전으로 오면서, 우분투는 그놈 쉘에 대한 대안으로 유니티(Unity) 데스크톱 환경을 선보입니다. 그놈 쉘은 기존의 그놈 2 버전을 잇는 차세대 데스크톱 환경이었죠. 이 11.04 버전이 다른 배포판과는 다른 우분투만의 색을 갖춘 첫 주요 사건이자 버전이었습니다. 특히, 데비안과는 다른 색을 띠고 있었지요. 유니티의 평이 많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우분투는 계속해서 데스크톱 환경으로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도 이렇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분투는 모바일 기기용 운영 체제(OS)인 "우분투 터치(Ubuntu Touch)"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분투 터치를 모바일 OS로 탑재한 첫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의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보이고, 메이주(Meizu) 사의 폰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우분투 재단이 데스크톱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모두에 같은 코드 기반을 사용하고자 하는 만큼, 유니티가 다시금 중요한 역할을 하겠죠.
우분투는 꽤 많은 부분에서 변화해 왔고, 다른 곳에는 없는 고유한 요소도 많이 갖추게 됐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전히 대다수의 패키지를 데비안의 unstable(불안정. 이름과는 달리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음) 저장소로부터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분투가 자신을 데비안과 차별화 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도 세상에 존재하려면 데비안을 필요로 합니다. 우분투가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많은 일을 데비안이 하고 있고, 그 누구도 우분투가 가까운 시일 내로 데비안이 하고 있는 일을 모두 직접 할 것이라 여기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분투와 데비안 사이의 사용 경험은 확실히 다릅니다.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배포판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리눅스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고,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게 필요한 기본적인 것만 갖춘 시스템을 사용하고 싶다면, 그리고 자유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쪽을 선호한다면 데비안이 여러분에게 맞습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우분투를 고르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겁니다. 둘 중 많은 면에서 "일반" 사용자에게 더 쉬운 배포판이니 말이죠.
우분투 특유의 기능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어떤 건가요? 이후에는 어떤 기능이 추가되면 좋을까요?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