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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여행 준비를 마쳤다..

사실, 그다지 준비하게 없다.
마실물과 물통, 갈아입을 옷 몇 개, 모자, 선글라스, 시계, 그리고 자전거.
이것들이 여행을 위한 준비물의 전부였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꽤나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것 같다.

창밖을 바라봤다.
창밖을 보니 보라빛으로 물들어 있던 하늘은 옅은 남색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점점이 빛나고 있던 별들은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별다른 준비도 못했는데, 어느샌가 밤을 지새워 버린건가.
새벽 시간도 지나갔다. 곧 있으면 아침이 밝아올것 같다.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광활한 배경을 뒤로하고,
식빵 하나를 입에 문채 자전거에 올라탔다. 생각해 보니, 자전거에는 가방이 하나 매달려 있었고
매달려 있던 가방에는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식빵이 들어있었다.
준비물 목록에 가방과 식빵이 추가된 셈이다. 음.. 뭐, 이 정도면 한 동안은 걱정 없을려나.


그렇게 자전거 하나에 몸을 의지한 나는
여정을 알 수 없는 긴 여행의 서막을 열었다.

음.. 그런데 정처없는 이 여행이
과연 의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까?
그냥 출발하기는 너무 아쉽다.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뭐가 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고민하고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쩌면 좋지.

음..
좋다.
여행을 떠나기전, 나 자신과 미래를 위해 선언이라도 하나 하고 가자.
일종의 의식을 하나 하고 가는거지. 내 몸과 마음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려나.

이렇게 생각한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조용히 서사시를 읊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시작될 여행에 대한 내 염원과 소원, 그리고 바람을 담아서.


「 지평선으로 별이 사라지고 나면,
아침의 기척이 감돌기 시작하고
이제 막 잠에서 깬 나는
졸린눈을 비비며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네.」


「고요한 방엔 햇살이 밀려 들어오고
눈부신 아침을 맞이한 나는 이렇게 말했지.
'어디까지 할 수 있으려나.'」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안고서
언젠가 꽃처럼 웃는날까지
기쁨과 이별을 되풀이 하면서
언젠가 가슴에 새겨질 맹세로
시간은 반드시 흘러가겠지. 약속을 타고서.」


「그리고 싶어서 펼쳤던 종이는
지금도 새하얀채로 남겨져 있네.」

「저 멀리, 안달할 만큼 보고싶은 경치가
환상으로 변해버리기 전에.」

「"어디까지 갈 수 있는걸까.."
이런 나의 작은말을
아침 햇살이 비춰주고 있네.」

「여름 구름처럼 끓어오르는 꿈이
언젠간 나답게 하늘에 손을 잡아..」

「"좋아. 어디까지라도 가보자."
자그마한 대답을 찾아서.」

「언젠가 꽃이 피어
자랑스러워 하는것처럼 웃을때까지」

「기쁨과 이별의 힘을 바꿔서」
「언젠가 꽃처럼 웃는날까지..」

「언젠가는 나답게
하늘에 손을 잡아보자」


생각나는 대로 그냥 읊어봤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냥 내뱉었기 때문일까.
두서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상관없지 않을까.
이걸로 내 여행은 시작된거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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